종교는 인간의 삶과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신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종교와 같은 인간 중심의 영역에서도 AI의 역할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종교적 가르침을 전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인간과 기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데있어 종교인들에게 크나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종교적 역할을 시도하는 마인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연구 기관들은 AI를 활용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이를 종교에도 적용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오사카대의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마인다(Mindar)’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로봇은 실리콘으로 제작된 인간과 비슷한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눈을 깜빡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기도 시 합장 동작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AI 로봇은 불교 사찰과 같은 종교적 공간에서 설법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으며, 기술과 종교의 융합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개신교를 대상으로 AI 로봇이 설교를 시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도교 사원에서도 유사한 실험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인다의 설법을 들은 신자들의 반응
AI 휴머노이드가 종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적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일본 교토의 고다이지 사찰에서는 ‘마인다’와 인간 승려의 설법을 들은 398명의 반응을 비교한 결과, 인간 승려가 전달한 설법이 더 우수한 평가를 얻었습니다. 신자들은 AI 로봇 설법에 대해 시주를 적게 하며, ‘진정성’과 ‘영적 깊이’가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또 다른 실험에서는 AI 로봇 ‘페퍼(Pepper)’가 설교를 담당했습니다. 설교의 신뢰도를 점수로 평가한 결과, 인간이 전달한 설교는 평균 3.51점을 얻은 반면, 페퍼의 설교는 3.12점에 머물렀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실험에서도 AI 로봇이 인간처럼 느끼거나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마이다가 낮은 신뢰도를 얻는 이유
AI 로봇이 종교적 역할에서 인간보다 낮은 신뢰도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구 결과는 AI 로봇이 진정한 종교적 신념을 깨닫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종교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감정과 영적 교감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AI는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거나 영적 의미를 공감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자들은 AI 로봇의 설교를 단순한 정보 전달로 인식하며, 인간 승려나 목사의 설교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신뢰와 연결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한계는 현재 기술 발전 단계에서 불가피한 측면으로 보입니다.
특정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마이다
AI 로봇이 종교적 신뢰를 얻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들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휴머노이드 기술은 반복적인 설교, 정보 전달, 신앙 교육 등 특정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처럼 접근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AI 로봇은 종교적 메시지를 알려주는 데 꽤 유용한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AI가 종교적 신념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종교와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를 필요로 합니다.
맺음말
AI 휴머노이드가 종교적 역할을 수행하는 시도는 인간과 기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기술이 종교의 모든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특정한 보조 역할에서 중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향후 AI가 종교와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할 만하며, 제대로 발달할 경우 기술과 영적 세계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영역에 이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